
사진노래 73. 단출하게 아침밥
밥을 볶고, 멸치를 종지에 얹고, 배추를 씻고, 동글배추를 잘게 썰어서 버무립니다. 달걀도 삶아서 잎접시에 놓습니다. 간장도 올려
볼까. “얼마 못 차렸지만 맛있게 먹자”고 말할 수 있으나, 이렇게 말하기보다는 “오늘 아침도 즐겁게 먹자”고 말합니다. 한 가지를 올리든 두
가지를 올리든 기쁘게 먹자고 생각하면서 웃음으로 노래합니다. 밥상맡에서 함께 조잘조잘 떠들고 노래를 할 적에 사진 한 장을 찍을 마음이
솟습니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 서로 방긋방긋 웃으며 수저질을 할 적에 사진 한 장 새롭게 찍을 마음이 자랍니다. 단출하지만 우리 몸을 살리는 밥
한 그릇이라 여기며 슬쩍 사진 한 장을 찍어 봅니다. 4348.10.27.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