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노래 3
고무신
나는 2004년 무렵부터 고무신을 신었습니다. 그무렵 고무신을 처음 신고 깜짝 놀랐습니다. 요새는 고무신 한 켤레에 오천 원인데, 그무렵에는
삼천 원이었고, 몹시 가벼우면서 말랑거릴 뿐 아니라, 틈틈이 빨고 곧 말려서 싱그럽게 신기에 훌륭했어요. 고무신 한 켤레를 열한 달쯤 신으면
닳아서 새 고무신을 샀는데, 다른 어느 신보다 이보다 값이 적게 들지 않는다고 느껴요. 아버지를 따라 두 아이도 고무신 꿰기를 즐깁니다.
아이들도 알 테지요. 고무신이 얼마나 꿰기 쉽고 땅바닥을 깊이 느끼도록 이끌며 빨아서 발을 말리기에도 좋은가를. 우리는 어디에서나 고무신
차림으로 신나게 뛰어놀고 흙을 밟으며 풀내음을 맡습니다. 4348.10.26.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살림노래/삶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