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 (강창훈) 책과함께어린이 펴냄, 2013.7.29. 12000원
한국이라는 나라 둘레에 중국하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있다. 그래서 한국은 언제나 중국이나 일본하고 사귀거나 다투는 삶을 누렸다고 할 만하다. 역사로 보면 그렇다. 그렇지만 정치 권력자가 아닌 여느 사람은 중국이나 일본을 거의 알거나 만날 일이 없이 지냈으리라 느낀다. 여느 마을에서 수수하게 살던 사람은 중국이나 일본뿐 아니라 다른 고장 사람들조차 거의 만날 일이 없이 지냈을 테지. 옛 역사책에 남은 이야기로는 중국을 섬기거나 일본하고 아옹다옹했다고 나올 수 있지만, 막상 여느 마을에서 수수하게 살던 사람은 땅임자인 이들을 섬기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얼거리였을 테고, 마을사람끼리 오순도순 두레와 품앗이를 하는 삶이었으리라. 《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라는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일본은 늘 싸우기만 하지 않았겠지. 때때로 싸움이 난 적이 있을 테지만, 싸움보다는 평화로운 나날이 훨씬 길었으리라 느낀다. 그런데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는 으레 ‘싸운 이야기’를 크게 다룬다. 기나긴 역사에서 아주 짧은 동안이던 ‘싸운 이야기’를 너무 크게 다룬다. 서로 평화를 이루면서 오순도순 지낸 이야기는 그야말로 제대로 안 다룬다. 왜 그럴까? 한 번 얻어맞은 일이 큰 생채기가 되었기 때문일까? 싸움이 아닌 평화를 바란다면, 기나긴 날에 걸쳐 평화를 이루면서 어깨동무하던 삶을 찬찬히 되새기면서 이러한 숨결을 앞으로도 새롭게 잇는 길을 슬기롭게 찾아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한테 역사를 가르치거나 들려주려 한다면 ‘싸운 이야기’에 앞서, 먼저 ‘평화롭게 어깨동무한 이야기’부터 가르치거나 들려줄 때에 아름답고 올바르며 알맞으리라 느낀다. 4348.10.2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