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편지순이
두 아이는 오토바이나 짐차 소리를 아주 잘 알아챈다. 시골 고샅을 지나다니는 자동차가 워낙 적기 때문인데, 시골에서는 오토바이도 짐차도 군내버스까지도 꼭 때에 맞추어서 드문드문 지나간다. 이 가운데 오토바이는 우체국 아저씨 오토바이요, 짐차는 택배 짐차이며, 군내버스는 읍내로 가는지 읍내에서 들어오는지 아이들도 훤하게 안다. 이리하여 마당에서 놀던 사름벼리는 우체국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는 후다닥 대문으로 뛰어가서 문을 연 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는 “고맙습니다!” 하고 받는다. 그리고 글을 읽을 줄 아니까 누구한테 온 편지인지 살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