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을 노래하는 책으로



  책순이가 손에 쥐는 책이 책순이 마음을 노래하는 책으로 스미기를 빈다. 어떤 책을 손에 쥐든 네 두 손에서 이야기꽃이 피어날 수 있기를 빈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으로 소리를 듣고 마음으로 숨결을 느끼며 마음으로 빛깔을 읽을 수 있기를 빈다.


  이야기는 책에만 있지 않으니, 책 안팎에서 흐르는 모든 이야기에 눈을 기울이고 귀를 열며 생각을 북돋울 수 있기를 빈다. 언제나 비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처럼 비는 마음은 책순이하고 함께 사는 아버지로서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읽으려고 하는 책내음이라고 할 만하다.


  오늘 하늘을 보았니?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먼저 집었니, 아니면 나무하고 먼저 이야기를 나누었니? 오늘 아침에 마당에 나가서 해님한테 먼저 웃음을 띄웠니, 아니면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읽고 먼저 웃음을 터뜨렸니? 네 마음을 노래하는 하루로 살고, 네 마음을 노래하는 책으로 가꾸렴. 4348.10.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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