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13. 2015.9.18. 나도 따 볼래
꽃순이도 무화과나무에 맺힌 무화과알을 따고 싶다. 까치발을 해 본다. 안 닿는다. 곁에서 아버지가 무화과나무 가지를 하나 슬쩍 잡아서 당긴다. 무화과나무 가지는 부드럽다. 슬쩍 잡아서 잡아당겨도 부러지지 않고 우리 쪽으로 와 준다. 꽃순이는 발돋움을 하면서 손을 뻗는다. 드디어 무화과알 하나를 손에 쥔다. “어떻게 해?” “생각해 봐.” “잘 안 돼.” “잘 하면 돼. 그렇게 하지 말고 위로 들어. 위로 들어서 살짝 돌리면 톡 떨어져.” 꽃순이는 한 알만 딴다. 나머지는 아버지가 딴다. 그릇에 담은 무화과는 꽃순이가 들고 집으로 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