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잠든 깊은 밤
아이들이 잠든 깊은 밤은 고요하다. 이불을 걷어차며 뒹구는 소리조차 조용하다. 아이들은 잠들기 앞서까지 놀다가 장난감을 방바닥과 마룻바닥에 두었고, 아이들 손길을 타지 않는 장난감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잠들면서 새 아침이 밝기를 기다린다. 큰아이는 밤에 쉬를 누려고 일어나서 걷다가 미처 치우지 않은 장난감을 툭툭 차거나 밟는다. 이렇게 툭툭 차거나 밟으면서도 잠자리에 들기 앞서 장난감을 치우지는 못한다. 가을에는 마루문을 닫고 커튼을 치며 방문도 한쪽을 닫는다. 곧 다가올 겨울에는 방문을 두 쪽 모두 닫을 테지. 아이들 사이에서 누울 수 있는 아름다운 밤은 길고도 즐겁다. 나는 아이들 사이에 누워서 이 아이들이 새롭게 날아다니는 꿈나라 곁에서 내 꿈을 새록새록 꾼다. 4348.9.1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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