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45) 모종의


 고위층으로부터 모종의 중대한 명령을 받고 있어

→ 웃사람한테서 어떤 크나큰 명령을 받고 있어

→ 위에서 어떤 대단한 명령을 받고 있어


  한자말 ‘모종(某種)’은 “흔히 ‘모종의’ 꼴로 쓰여 ‘어떠한 종류’”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어떤 종류’로 순화”하라고까지 나옵니다. 그러니까, “모종의 명령”이라면 “어떤 종류 명령”으로 고쳐쓰라는 셈입니다. 여기에서 더 헤아려 보면, “어떤 종류 명령”에서 ‘종류’를 털 만합니다. “어떤 명령”이라고 적으면 돼요. 이렇게 하면, 뜻은 뜻대로 살면서 글월이 한결 깔끔합니다. 생각해 보면, “모종의 영향력” 같은 보기글 또한 “어떤 종류 영향력”이 아닌 “어떤 영향력”으로 고쳐쓰면 넉넉하며 다른 자리에서도 ‘어떤’ 한 마디만 넣어서 다듬으면 되겠구나 싶습니다. 때로는 ‘어떤’이라는 말조차 안 넣어도 됩니다. 4348.9.13.해.ㅅㄴㄹ



외부에서 모종의 영향력을 끼치려고 쓸데없는 간섭을 하기 때문이라고

→ 바깥에서 어떤 영향력을 끼치려고 쓸데없이 끼어들기 때문이라고

→ 밖에서 영향력을 끼치려고 쓸데없이 끼어들기 때문이라고

《송건호-한나라 한겨레를 위하여》(풀빛,1989) 14쪽


노동을 통해 자연의 부족분을 보충하는 모종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 노동으로 자연에서 모자란 곳을 채우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 했다

→ 일을 하여 자연에서 모자란 곳을 채우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 일을 하여 자연에서 모자란 곳을 채울 길을 찾아야 했다

→ 일을 하여 자연에서 모자란 곳을 채울 길을 여러모로 찾아야 했다

→ 일을 하여 자연에서 모자란 곳을 채울 길을 새로 찾아야 했다

《크리스 하먼/천경록 옮김-민중의 세계사》(책갈피,2004) 39쪽


부동산 중개업자와 모종의 거래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 부동산 중개업자와 어떤 거래를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 부동산 중개업자와 숨은 거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부동산 중개업자와 저희만 아는 거래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부동산 중개업자와 저희끼리 숨어서 거래하지 않았나 싶기까지 했다

→ 부동산 중개업자와 뒷거래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더그 존스/박여라,이진혁 옮김-마이 브라더스 팜》(시금치,2005) 85쪽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모종의 사실을 증명하는 겁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어떤 사실을 보여줍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어떤 말을 밝혀 줍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숨겨진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감춰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이 문서와 편지는 모두 알려지지 않은 뭔가를 밝혀 줍니다

《데즈카 오사무/장성주 옮김-아돌프에게 고한다 2》(세미콜론,2009) 28쪽


우리에게 모종의 충격을 이식하여

→ 우리한테 어떤 충격을 심어서

→ 우리한테 무언가 충격을 심어서

→ 우리가 충격을 받게 하여

《막스 피카르트/배수아 옮김-인간과 말》(봄날의책,2013) 227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