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열 시간을 잤나



  어제 두 아이를 재우려고 자장노래를 두어 가락 뽑은 뒤 스스르 눈을 감고 잠들었다. 오른무릎에 거즈를 붙여야 하는데 도무지 내 힘으로는 붙일 수 없구나 싶어서 곁님 손을 빌어서 붙였고, 누름붕대도 감아 달라고 한 뒤, 그야말로 자장노래 두어 가락 뽑고는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이러고 나서 열 시간 동안 두어 차례 살짝 깨어 두 아이 이불깃을 여미기를 할 뿐, 내리 곯아떨어졌다.


  아직 성하지 않은 다리를 이끌고 서울마실을 다녀온 탓에 힘이 매우 많이 든 듯하다. 성하지 않은 다리가 얼른 나으려고 그야말로 온힘이 오른무릎으로 모이는 듯하다.


  시골집에서 시골물을 마시고 시골바람을 쐬며 시골아이 놀이를 지켜보니 천천히 새 기운이 솟는다. 다리를 조금 더 쉬고 느긋하게 아침밥을 끓이자. 아침에 뒤꼍에 올라 보니 무화과알이 많이 익었다. 오늘 낮에는 다 함께 무화과잔치를 벌일 수 있겠다. 감알도 하나 익었다. 4348.9.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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