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41) 나름의


 “떡도 떡 나름이지”라든지 “너 하기 나름이야”나 “내 나름대로 애써 보았는걸”처럼 쓰는 나름입니다. ‘나름’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입니다. 그래서 이 낱말 앞에는 반드시 이 말이 받쳐 줄 다른 말마디가 나와야 합니다. 외따로 쓸 수 없는 ‘나름’이지요. 그러나 요즈음에는 “나름 괜찮은데?”처럼 ‘나름’을 매인이름씨 아닌 다른 말씨로 잘못 쓰는 일이 흔하게 퍼집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줄여서 말하는 셈이지만, “것 괜찮은데?”나 “따름이지”나 “뿐이야”처럼 말하는 일이란 없습니다. “그 나름대로 괜찮은데?”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아니면 “그대로 괜찮은데?”처럼 써야지요.


  가만히 보면 “나름 괜찮은데?”에서는 ‘나름’이 아닌 ‘이럭저럭’이나 ‘제법’이나 ‘꽤’나 ‘그런대로’ 같은 낱말을 넣어야 올바릅니다. 다시 말하자면, 알맞게 쓸 낱말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채 ‘나름’을 엉터리로 쓴 셈입니다.


  그리고, ‘나름’에는 ‘-의’를 못 붙입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가 아니라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나름의 의미가 있다”가 아니라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처럼 써야 올발라요. 4348.9.10.나무.ㅅㄴㄹ



모든 일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거스른다

→ 모든 일엔 그 나름대로 까닭이 있는 법이라는 우리 상식을 거스른다

→ 모든 일엔 저마다 까닭이 있는 법이라는 우리 생각을 거스른다

《김규항-비급 좌파》(야간비행,2001) 249쪽


나름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으나

 그 나름대로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으나

→ 아무래도 잘못하기도 할 수 있으나

→ 여러모로 안 되어 힘들 수 있으나

→ 이래저래 넘어지고 자빠질 수 있으나

《지승호-크라잉 넛, 그들이 대신 울부짖다》(아웃사이더,2002) 5쪽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 이 나름대로 뜻이 있다고 생각했다

→ 이런대로 뜻이 있다고 생각했다

→ 이럭저럭 뜻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5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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