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37) -의 : 새들의 똥


지붕은 새들의 똥으로 뒤덮였고

→ 지붕은 새똥으로 뒤덮였고

→ 지붕은 새들이 눈 똥으로 뒤덮였고

《정영-화류》(문학과지성사,2014) 55쪽


  새가 누는 똥은 ‘새똥’이라고 합니다. 닭이 누는 똥은 ‘닭똥’이라 합니다. ‘개똥’이나 ‘소똥’ 같은 말도 있어요. 그러니 “새들의 똥으로 뒤덮였고”가 아니라 “새똥으로 뒤덮였고”로 적어야 올발라요. ‘새들’처럼 적고 싶다면 “새들이 눈 똥으로 뒤덮였고”로 적어야지요.


가을이 가고 나무의 생각도 끝났다. 잉크병의 초록 잉크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 가을이 가고 나무 생각도 끝났다. 잉크병에 푸른 잉크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 가을이 가고 나무도 생각을 끝냈다. 잉크병에 푸른 잉크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권영상-엄마와 털실 뭉치》(문학과지성사,2012) 16쪽


  가을이 되어 겨울이 되면 가랑잎을 모두 떨구어 앙상한 나무가 있습니다. 이들 나무를 바라보며 “생각도 끝났다”처럼 빗댈 수 있을 텐데 “나무 생각도 끝났다”처럼 적거나 “나무도 생각을 끝냈다”처럼 적어야 알맞습니다. 잉크병에 차오르는 잉크라면 ‘-에’라는 토씨를 붙여야 올바릅니다. 


내가 발견한 원자력발전의 모든 과정은 한마디로 ‘차별’이었다

→ 내가 원자력발전에서 본 모든 과정은 한마디로 ‘차별’이었다

→ 원자력발전을 이루는 모든 과정을 보았더니 한마디로 ‘차별’이었다

《신혜정-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호미,2015) 29쪽


  ‘발견(發見)한’은 ‘본’이나 ‘찾아낸’으로 다듬습니다. 이 글월은 글짜임이 올바르지 않습니다. “내가 발견한 모든 과정은” 같은 글짜임은 올바르지만 ‘원자력발전’이라는 말마디를 넣으면서 얼거리가 뒤틀립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해안가에 건설되었다

→ 우리나라는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바닷가에 지어졌다

→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바닷가에 지었다

《신혜정-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호미,2015) 36쪽


  ‘해안(海岸)’은 ‘바닷가’를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 ‘해안가’처럼 적으면 겹말입니다. ‘건설(建設)되었다’는 ‘지어졌다’로 고쳐써야 할 텐데 ‘지었다’로 다시 가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이 글월에서는 토씨를 여러모로 잘못 붙였습니다. 토씨를 제대로 붙이면 글꼴도 훨씬 매끄럽습니다. 4348.9.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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