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43. 농약 헬리콥터
이른새벽부터 윙윙 소리가 납니다. 문을 모두 닫아도 들리는 소리에 마루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봅니다. 꿉꿉한 냄새가 물씬 퍼집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농약을 뿌리는 헬리콥터가 마을논에 떴습니다. 마을 할배가 호스로 농약을 뿌릴 적에도 바람을 타고 우리 집 마당으로 농약이 스미지만, 헬리콥터가 뜨면 농약바람은 지붕까지 타넘습니다. 안내방송 없이 ‘친환경농약’조차 아닌 ‘아주 센 농약’을 헬리콥터로 뿌립니다. 친환경농약을 칠 적에는 장독 뚜껑도 창문도 모조리 닫고 바깥마실도 다니지 말라고 안내방송을 했는데, ‘아주 센 농약’을 아무 말 없이 뿌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사진 한 장 찍어서 남깁니다. 4348.8.2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