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6
디즈니 글.그림, 성초림 옮김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기쁨 슬픔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아이들하고 보다가 생각한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미국사람이고 미국말로 “Inside Out”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우리 집 어린 아이들한테 영어를 가르치려고 “Inside Out”을 “인사이드 아웃”으로 말할 수 있으나, 아직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한테는 한국말로 풀어서 알려주어야 한다. “안팍”이라든지 “뒤집기”라든지 “온(모두)”이라고 알려줄 수도 있지만, 영화에 흐르는 이야기를 살피니 “기쁨 슬픔”으로 말해 주면 되겠구나 싶다.


  기쁨이는 머리카락이 파랗고, 새싹빛(옅은 풀빛) 치마를 입었으며, 온몸에서 노란 빛이 흐른다. 파란 머리카락은 스스로 ‘4차원 상태인 사랑’을 나타내고, ‘사랑일 때에는 모든 것을 새롭게 지으면서 살린다’는 뜻을 보여준다. 그런데, 슬픔이는 온몸이 파랑이다. 기쁨이는 머리카락만 파랑이고, 옷(치마)은 이 땅에 새롭게 태어나면서 모든 목숨한테 밥(먹이)이 되는 풀 빛깔을 나타낸다. 기쁨이 몸에서 흐르는 노란 빛은, 풀이 맺는 열매(쌀알과 밀알)가 노랗게 익는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텐데, ‘아름다운 열매’란 바로 ‘사랑’이다. 그나저나 슬픔이는 머리카락도 몸도 옷도 모두 ‘파랑’이다. 대단한 숨결이다. 모두 파랑이라고 하는 뜻은 슬픔이도 바탕은 ‘4차원 상태인 사랑’이라는 소리이다. 그리고, 슬픔이도 기쁨이하고 똑같이 모든 것을 새롭게 지으면서 살릴 수 있는 기운을 쓴다는 뜻이다.




  기쁨이와 슬픔이는 서로 다른 몸이자 목숨이면서, 서로 한몸이자 한마음이다. 서로 다르면서 같다. 영화 《기쁨 슬픔》을 보면, 맨 먼저 태어난 아이가 기쁨이요, 이 다음으로 슬픔이가 태어난다. 두 아이는 언제나 어깨동무를 하는 한넋이자, 왼손과 오른손처럼, 1차의식과 2차의식처럼, 언제나 함께해야 참다운 꿈을 지을 수 있다.


  기쁜 슬픔이요, 슬픈 기쁨이라고 할까. 그러나,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으면서 어우러지면 ‘기쁜 슬픔’도 ‘슬픈 기쁨’도 아닌, 오직 하나, ‘삶’이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삶’이요 ‘아름다운 삶’이다. 기쁨이는 저 혼자서만 신나게 일한다고 여기면서 그만 슬픔이를 비롯해 다른 동무들 몫까지 혼자 짊어지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이 아이들을 마음속에 담은 아이(사람인 아이)’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힘들다.


  사람이라고 하는 몸을 입고 태어난 아이는 기쁨도 슬픔도 미움도 시샘도 투정도 노래도 춤도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두를 겪으면서 삶을 지으려고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이다. 기쁨이는 ‘기억 쓰레기터’에 떨어지면서 비로소 이를 깨닫는데, 이 영화에 나오듯이 ‘기억 쓰레기터’에서 ‘기억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 사람들은 ‘기억이 사라진다고 생각할 뿐’, ‘기억은 늘 그대로 있’다. 우리 넋이 마음에 아로새긴 ‘기억’이라고 하는 ‘감정’은 늘 그대로 아로새겨져서 남고, 이것이 바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라는 감정으로 거듭난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늘 그대로 그곳에 있다.


  “기쁨 슬픔”이란 한결같이 “삶”이다. 삶을 노래하기에 삶이다. 삶을 꿈꾸기에 삶이다. 이리하여, 삶에서 사랑이 흐르고, 삶에서 사랑이 나타나며, 삶에서 사랑으로 사람다운 넋으로 아름다운 짝님을 만나서 새로운 하루를 지을 수 있다. 4348.8.22.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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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8-22 19:58   좋아요 0 | URL
영화 볼 때 색상까지 눈여겨 보지 못했습니다. 말씀에 깊이 동감합니다. ^^

숲노래 2015-08-22 21:09   좋아요 1 | URL
슬픔이가 `파랑 옷`이라고도 이 글에 적었는데,
포스터를 살피니 흰 웃도리에 까만 바지였어요.
영화에서는 옷도 파랗구나 하고 느꼈는데
스틸사진을 네이버영화에서 얻으며 찬찬히 보니
흰옷과 검은옷까지 파랑으로 보이도록 물들이는
`슬픔이`인 파랑이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끼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