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25) 기존의


 기존의 세력 → 옛 세력 / 예전 세력

 기존의 구리 전선 → 진작에 깔린 구리 전선 / 예전 구리 전선

 기존의 편견 → 낡은 편견 / 오래된 편견


  ‘기존(旣存)’은 “이미 존재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존재(存在)’는 “현실에 실제로 있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기존’은 “이미 있음”을 가리킵니다. “기존의 세력”이든 “기존 세력”이든 “이미 있는 세력”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의’를 안 넣은 “기존 세력”과 ‘-의’를 넣은 “기존의 세력”은 무엇이 다를까요? “기존 편견”과 “기존의 편견”은 무엇이 다를 만할까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릴

→ 옛 질서를 무너뜨릴

→ 오래된 질서를 무너뜨릴

 기존 제품보다 싸면서도

→ 예전 제품보다 싸면서도

→ 이제껏 쓰던 제품보다 싸면서도


  “기존 질서”와 “기존의 질서”는 똑같습니다. “기존 제품”과 “기존의 제품”도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이라는 한자말을 쓴다고 하더라도 ‘-의’를 넣을 까닭이 없습니다. 더 헤아려 보면, “기존 세력”이나 “기존 질서”라고 할 적에는 “이미 있는” 세력이나 질서를 가리켜요. 이미 있는 세력이나 질서란 ‘옛’ 세력이나 질서이거나 ‘예전’ 세력이나 질서입니다. 또는 ‘오래된’ 세력이나 ‘낡은’ 질서를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기존 제품”은 “예전 제품”이나 “이제껏 쓴 제품”이나 “여태 쓴 제품”을 가리킵니다. 4348.8.21.쇠.ㅅㄴㄹ



기존의 지식인 시인들의 성과에 빚지고 있는 바가 크지만

→ 그동안 작품을 내놓았던 지식인 시인들이 거둔 보람에 빚진 바가 크지만

→ 여태껏 애쓴 지식인 시인들이 거둔 보람에 빚진 바가 크지만

→ 오래도록 힘쓴 지식인 시인들이 거둔 보람에 빚진 바가 크지만

→ 예전 지식인 시인들이 거둔 보람에 빚진 바가 크지만

《백민-문답으로 풀어 본 문학 이야기》(현장문학사,1990) 123쪽


기존의 성리학의 입장에서 보면

→ 예전 성리학 잣대로 보면

→ 옛날 성리학으로 따지면

→ 낡은 성리학에 따라 생각하면

→ 이제까지 뿌리내린 성리학에서는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52쪽


기존의 지도를 버리고

→ 옛 지도를 버리고

→ 묵은 지도를 버리고

→ 오래된 지도를 버리고

《전규태-단테처럼 여행하기》(열림원,2015) 1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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