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86) 임하다


 경기에 임하다 → 경기를 하다

 전시에 임하다 → 전쟁을 맞이하다

 임지에 임하다 → 일할 곳에 닿다

 현장에 임하여 최선을 다했다 →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임(臨)하다’는 “1. 어떤 사태나 일에 직면하다 2. 어떤 장소에 도달하다 3. 어떤 장소의 가까이서 그곳을 마주 대하다 4. 윗사람이 아랫사람이 있는 곳에 이르다 5.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대하다 6. 하늘의 신성이 인간이나 인간 세계에 미치다”처럼 여섯 가지로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장은 바닷가에 임하여 들어서 있었다”는 “공장은 바닷가에 있었다”로 고쳐쓸 일이고, “부하 직원들에게 임하여 늘 자상함을 잃지 않았다”는 “부하 직원들에게 늘 자상함을 잃지 않았다”로 고쳐쓸 노릇이며, “성령이 임하다”나 “이 땅에 곧 하늘의 축복이 임할 것이라고”는 “성령이 미치다”나 “이 땅에 곧 하늘에서 축복이 내린다고”로 고쳐쓰면 됩니다.


  “교육에 임하는 교사”가 아니라 “교육을 하는 교사”이거나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작업에 임하는 화가”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실험에 임하다”가 아닌 “실험을 하다”이지요. 한국말사전에서는 여섯 가지로 뜻풀이를 하더라도 막상 쓸 만한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臨하다’라고 느낍니다. 흔히 “낮은 데로 임하소서”처럼 쓰기도 하지만, “낮은 데로 오소서”나 “낮은 데로 머무소서”로 손볼 수 있습니다. 4348.8.20.나무.ㅅㄴㄹ



높은 수준의 상담교사를 두어 재수생들의 교육에 임하고 있으리라고까지는

→ 수준 높은 상담교사를 두어 재수생들을 가르치리라고까지는

→ 빼어난 상담교사를 두어 재수생들을 가르치리라고까지는

《성내운-다시, 선생님께》(배영사,1977) 150쪽


평소에는 포착할 수 없는 것을 작업에 임할 때는 포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 평소에는 붙잡을 수 없는 것을 그림을 그릴 때에는 붙잡을 수 있다고 한다

《베티 에드워즈/강은엽 옮김-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미완,1989) 16쪽


과학자가 더할 나위 없는 정확성과 신중함, 세심함으로 실험에 임하지만

→ 과학자가 더할 나위 없이 꼼꼼하고 차분하면서 살뜰히 실험을 하지만

《간디/이재길 옮김-내 삶이 내 메시지다》(샨티,2004) 66쪽


작업에 임하기 전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 일하기 앞서 제대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는 대목도 문제이다

《박채란-국경 없는 마을》(서해문집,2004) 93쪽


성실한 태도로 매사에 임하였어요

→ 모든 일을 바지런히 하였어요

→ 어떤 일이든 힘껏 하였어요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민주화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9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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