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29. 노랗게 노는 고무신



  언제나 쉽게 벗고 가볍게 빨아서 말릴 수 있는 고무신이지만, 시골마을 놀이순이한테는 이런 고무신조차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이 고무신을 대나무 작대기에 꿰면 멋진 놀잇감이 됩니다. 길다란 작대기는 손이 닿지 않는 후박나무 가지까지 이어지고, 작대기에 걸린 고무신은 땅바닥이 아닌 하늘을 성큼성큼 밟으면서 마실을 다닙니다. 노란 고무신은 노랗게 놀고, 노란 고무신을 휘휘 젓는 시골순이는 새로운 놀이를 스스로 지은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동생을 이끕니다. 여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나무그늘 밑에서 노는 아이들이 흘리는 땀을 말려 줍니다. 4348.8.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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