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700) 하자 (하자 보수)


 이 책은 분명 멋지지만, ‘하자’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이 책은 참으로 멋지지만, ‘잘못’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 이 책은 무척 멋지지만, ‘틀린 곳’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하자보수를 하다

→ 잘못된 곳을 고치다

→ 말썽 난 곳을 손보다


  거의 한 묶음처럼 쓰는 ‘하자 보수’입니다. ‘하자(瑕疵)’는 “옥의 얼룩진 흔적이라는 뜻으로, ‘흠’을 이르는 말”이라 하고, ‘보수(補修)’는 “건물이나 시설 따위의 낡거나 부서진 것을 손보아 고침”을 뜻한다고 합니다. ‘흠(欠)’은 “1. 어떤 물건의 이지러지거나 깨어지거나 상한 자국 2. 어떤 사물의 모자라거나 잘못된 부분 3. 사람의 성격이나 언행에 나타나는 부족한 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자·흠’은 ‘잘못·모자람·아쉬움·말썽’을 나타냅니다. ‘보수’는 한국말로 ‘고치기·손보기·손질하기·다듬기’인 셈입니다.


  “하자 없는 물건”이라면 “말썽 없는 물건”이나 “멀쩡한 물건”이나 “말끔한 물건”을 가리킵니다. “하자가 있을 경우에는 즉시 보수해 드리겠습니다” 같은 말은 “말썽이 생기면 바로 고쳐 드리겠습니다”로 손볼 만해요.


  ‘하자’라는 한자말은 중국하고 일본에서 두루 쓴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한자말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한결 쉽게 쓸 만한 한국말이 있어요. 말흐름을 살펴서 알맞게 쓸 쉬운 말을 넉넉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4348.7.20.달.ㅅㄴㄹ



조금의 하자라도 발견되면 가차없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져야 하는

→ 조금이라도 잘못이 보이면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져야 하는

→ 조금이라도 말썽이 생기면 모질게 쓰레기통으로 버려져야 하는

《채지민-내 안의 자유》(사계절,1999) 4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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