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77) 내來- (내점/내년)


신장개업을 했더니 내점한 손님들로 가게가 북새통이다

→ 가게를 새로 열었더니 찾아온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 가게를 새로 열었더니 드나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올 來’라는 한자를 넣어 ‘내점’이나 ‘내방(來訪)’이나 ‘내왕(來往)’이나 ‘내빈(來賓)’ 같은 한자말을 지어서 쓰기도 합니다. ‘내일(來日)’이나 ‘내주(來週)’나 ‘내달(來-)’이나 ‘내년(來年)’ 같은 한자말을 짓기도 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에서 이 낱말을 찾아보면, ‘내주’라는 한자말은 ‘다음 주’로 고쳐쓰라고 풀이합니다. 그리고, 다른 ‘來-’붙이 한자말인 ‘내일·내달·내년’을 놓고는, 딱히 고쳐쓰라고 풀이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 다음주 . 다음달 . 다음해


  한국말사전을 더 살펴보면 ‘다음날’ 한 가지는 올림말로 나오고, ‘다음 주·다음 달·다음 해’처럼 띄어서 적으라고 합니다. 왜 ‘다음날’만 한 낱말로 붙여서 쓰고, 주와 달과 해를 가리키는 한국말은 한국말사전에 없을까요? 날과 주와 달과 해를 가리키는 모든 낱말을 하나씩 한국말사전에 실어야 올바릅니다.


  ‘내년(來年)’이라는 한자말은 “올해의 바로 다음 해”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다음해’일 뿐입니다. ‘내점(來店)’이라는 한자말은 “가게에 옴”으로 풀이합니다. “가게에 옴”이라 쓰면 되고, 글흐름에 따라서 ‘오다·찾다·들르다’ 같은 낱말을 쓰면 돼요.


  ‘내빈’은 ‘손님’으로 고쳐쓸 낱말입니다. ‘내왕’은 “오고 감”으로 고쳐쓸 낱말이고, ‘내방’은 ‘찾아옴’으로 고쳐쓸 낱말이에요. 오기에 ‘오다’라는 낱말을 씁니다. 오는 사람과 날을 헤아려 ‘오다’와 ‘다음’ 같은 말마디를 알맞게 살펴서 붙입니다. 4348.7.19.해.ㅅㄴㄹ



더 살펴보기


요즘 자주 내점하십니다

→ 요즘 자주 오십니다

→ 요즘 가게를 자주 찾습니다

→ 요즘 자주 들르십니다

《와타나베 퐁/금정 옮김-도색서점에 어서 오세요 (finish)》(대원씨아이,2008)  36쪽


내년 봄에 심으면

→ 이듬해 봄에 심으면

→ 다음해 봄에 심으면

《김개미-어이없는 놈》(문학동네,2013) 2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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