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싸움



  싸움은 언제나 아주 작은 일 때문에 비롯하는데, 아주 작은 일이기 때문에 서로 웃고 부드럽게 타이르면서 가르칠 수 있으나, 막상 그런 자리에 닥치면 미움이나 싫음 같은 마음에 휘둘리면서, 아차 하고 놓치기 일쑤입니다.


  참말 아주 작은 일이 찾아올 적마다 한숨을 가만히 돌리면서 차분히 웃고 타이르면서 이끄는 어버이가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되새겨 봅니다. 나까지 달떠서 으르렁거리면 싸움은 살짝 수그러드는 듯이 보이지만, 하나도 안 수그러듭니다. 나부터 차분히 마음을 달래면서 더없이 보드랍고 포근한 말씨로 아이들을 불러야 합니다.


  한 아이씩 부르지요. 싸움이 벌어진 아이를 따로 떼어서 하나씩 부른 뒤, 너한테 사랑이라는 마음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왜냐하면,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서로 아끼고 보살피면서 즐겁게 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까닭은 아이한테 어버이가 ‘싸움 아닌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면서 가르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4348.7.17.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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