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 달걀버섯이야
지난해에는 달걀버섯을 구경만 하고 못 먹었다. 올해에는 꼭 달걀버섯을 먹고야 말 테다 하고 꿈을 꾸었는데, 골짝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큰아이가 달걀버섯을 찾아 주었다. “아버지, 저기! 버섯이야, 버섯 있어!”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찾아보는데, 처음에는 안 보였다. 허리를 숙이고 가만히 고개를 돌리니, 옳거니 바위 밑에서 돋는구나.
달걀버섯을 살살 든다. 밑둥까지 보드랍게 뽑힌다. 큼직하고 어여쁜 버섯이다. 어떻게 먹으면 맛날까? 날로 먹어도 될 텐데, 집으로 잘 갖고 돌아가서 곁님한테도 보여주고, 저녁밥 먹는 밥상에 올릴까 하고 생각한다. 4348.7.1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