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괭이밥꽃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거나 볕이 들지 않거나 쌀쌀한 날이면, 괭이밥꽃은 노랗고 조그마한 꽃송이를 야물게 닫는다. 비가 그치거나 바람이 자거나 볕이 들거나 따스한 날이면, 괭이밥꽃은 노랗고 조그마한 꽃송이를 활짝 벌린다.


  꽃이 피어나도록 북돋우려면 따스한 사랑 같은 바람이 가만히 흘러야 한다. 사람이 손으로 억지로 꽃송이를 벌릴 수 없다. 따스한 볕살과 보드라운 바람이 있을 때에 비로소 꽃송이가 스스로 벌어진다.


  곱게 따스한 볕이 사랑스럽다. 부드럽고 싱그러운 바람이 아름답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숨결이 서로 만날 적에 너와 나는 기쁘게 마음을 연다. 4348.7.15.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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