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54) 일상의 5
일상의 즐거움
→ 즐거운 하루
→ 하루가 즐겁다
일상의 실천
→ 늘 실천
일상의 물건
→ 늘 쓰는 물건
→ 자주 쓰는 물건
“삶을 산다”고도 말하니, “일상을 산다”나 “생활을 산다”처럼 말할 수도 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그런데 “생활을 산다”처럼 말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무래도 안 어울린다고 여기지 싶습니다. “생활을 한다”처럼 말하지요.
한자말 ‘일상(日常)’은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뜻해요. ‘생활(生活)’하고 같은 셈이요, ‘생활’은 한국말 ‘삶’하고 같습니다. 다만, 한자말 ‘일상’은 늘 되풀이되는 모습을 가리키는 대목이 살짝 다릅니다. “일상으로 하고 있는 일”이라면 “언제나 되풀이하는 일”이나 “날마다 하는 일”이나 “늘 똑같이 하는 일”을 가리키고,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는 “바쁜 하루를 되풀이하며 산다”나 “바쁘게 산다”나 “바쁘게 하루를 산다”를 가리켜요.
‘일상 + 의’ 꼴로 “일상의 행복”이나 “일상의 인문학”처럼 쓰는 사람이 차츰 늘어납니다. ‘일상’이라는 한자말하고 ‘-의’라는 토씨를 곁들여서 쓰는 말투입니다. 그런데 ‘일상’이라는 낱말이 쓰이는 자리를 보면 ‘날마다’이거나 ‘늘’이라고 할 만합니다. 날마다 하는 어떤 일을 가리키고, 늘 마주하는 어떤 것을 나타내려고 하지요.
실마리를 쉽습니다. ‘날마다’나 ‘늘’이나 ‘언제나’를 쓰면 돼요. 때와 곳에 따라 ‘자주’를 쓸 만하고, ‘하루’나 ‘삶’ 같은 낱말로 이야기를 엮을 수 있습니다. 내 삶에 어울리는 말을 나 스스로 헤아리면서 찾습니다. 4348.7.4.흙.ㅅㄴㄹ
* 더 살펴보기 *
일상의 생활은 의식주로 요약된다. 일상의 기본은 먹고 입고 쉬고 자는 일이다
→ 우리 삶은 옷밥집으로 이루어진다. 삶을 이루는 바탕은 먹고 입고 쉬고 자는 일이다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2015) 25쪽
※ ‘일상’이라는 한자말이 ‘생활’을 뜻하기에 “일상의 생활”처럼 적으면 겹말입니다. “의식주(衣食住)로 요약(要約)된다”는 “옷밥집으로 이루어진다”로 다듬고, ‘기본(基本)’은 ‘바탕’으로 다듬습니다.
일상의 생활은
→ 하루 삶은
→ 우리 삶은
→ 우리 하루는
→ 사람살이는
→ 여느 삶은
일부러 그것을 찾아다닌 것도 아닌, 다만 일상의 기록일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 일부러 그것을 찾아다니지도 않은, 다만 늘 있는 일을 쓸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이지누-잃어버린 풍경 1》(호미,2005) 6쪽
※‘기록(記錄)일 뿐이었는데도’는 ‘쓸 뿐이었는데도’나 ‘적을 뿐이었는데도’로 손봅니다.
일상의 기록일 뿐이었는데도
→ 하루 일을 적을 뿐인데도
→ 그날그날을 썼을 뿐인데도
→ 늘 있는 일을 쓸 뿐이었는데도
→ 늘 하는 일을 적을 뿐인데도
이 책은 예술과 사진에 관한 나의 생각과 사진가로서 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며 있었던 일 그리고 일상의 삶에서 느낀 바를 여러 지면에 그때그때 수필 형식으로 발표했던 것들을 모아 재편집한 것이다
→ 이 책은 예술과 사진을 보는 내 생각과 사진가로서 학생들한테 사진을 가르치며 있던 일, 그리고 살면서 느낀 바를 여러 곳에 그때그때 수필처럼 쓴 글을 모아 다시 엮었다
《육명심-사진으로부터의 자유》(눈빛,2005) 5쪽
※ “나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입니다. “사진에 관(關)한 나의 생각”이 아니라 “사진을 보는 내 생각”이나 “사진을 느끼는 내 생각”으로 손질하면 됩니다. “여러 지면(誌面)에”는 “여러 곳에”로 고치고, “발표(發表)했던 것들”은 “내놓았던 글들”이나 “썼던 글들”로 고칩니다. “재편집(再編輯)한 것이다”는 “다시 엮었다”나 “다시 묶었다”로 손봅니다.
일상의 삶에서 느낀 바
→ 살아가며 느낀 바
→ 사는 동안 느낀 바
→ 하루하루 살면서 느낀 여러 가지
→ 여태껏 살아오며 느낀 이야기
→ 살아오며 느낀 그대로
이곳의 자연과 여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내가 직접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일상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 이곳 자연과 여기서 사는 사람들을, 내가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뜻입니다
《호시노 미치오/이규원 옮김-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청어람미디어,2005) 248쪽
※ “이곳의 자연과”는 “이곳 자연과”나 “이 자연과”로 다듬습니다. ‘생활(生活)하는’은 ‘살아가는’이나 ‘사는’으로 다듬고요. ‘직접(直接)’은 ‘몸소’나 ‘바로’로 고쳐 줍니다.
내가 직접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일상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 내가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 내가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꾸밈없이 바라보자는
→ 내가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온몸으로 바라보자는
→ 내가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면서 바라보자는
조선인들 사이에 일본어 습득이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이는 다분히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생존의 도구’로서 기능했다
→ 조선사람 사이에 일본말 배우기가 아주 빠르게 퍼졌으며, 이는 적잖이 ‘먹고사는 연장’ 구실을 했다
《손준식,이옥순,김권정-식민주의와 언어》(아름나무,2007) 152쪽
※ ‘조선인(-人)’은 ‘조선사람’으로 다듬고, “일본어(-語) 습득(習得)이”는 “일본말 배우기가”로 다듬습니다. “급속도(急速度)로 확산(擴散)되었으며”는 “아주 빠르게 퍼졌으며”나 “재빠르게 번졌으며”로 다듬고, ‘다분(多分)히’는 ‘적잖이’나 ‘적이’로 다듬어 줍니다. “생존(生存)의 도구(道具)”는 “살아남는 연장”으로 손보고, ‘기능(機能)했다’는 ‘움직였다’나 ‘돌아갔다’로 손질합니다. 또는, 앞말과 이어서 “‘살아남는 연장’ 노릇을 했다”처럼 다듬어 봅니다.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 먹고사는
→ 하루하루 버티는
→ 하루를 살아가는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