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쓰는 글쓰기
문학이란 무엇일까? 글이란 무엇일까? 새벽에 새소리를 듣고 일어나면서 생각한다. 우리 집 아이들은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멧새가 아침부터 ‘시끄럽게 떠들’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다가 피식 하고 웃음이 나던데, 어느 모로 보면 멧새가 우리 집 마당에서 되게 시끄럽다. 만화책 《토리빵》을 보면,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려고 해도 수많은 새가 창밖에서 먹이를 쪼며 왁자지껄하니까, 밤새우며 만화를 그렸어도 늦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시골이 우리 집 같지는 않을 테지만, 동이 트는 때를 멧새가 우리 집 마당에서 날마다 알려준다.
새소리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모든 문학은 바로 새소리, 그러니까 새노래와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문학이란, 시와 그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리라 본다. 그저 쓰는 글이 아니라, 노래가 되는 글이다. 작품이 되려는 글이 아니라, 이야기가 되는 글이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그냥 소리가 아니라 노래이다. 새 스스로 아침을 밝히고 낮을 누리며 저녁을 고요히 다스리는 삶노래이다.
삶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기에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문학’이라고 하는 글에 ‘삶글’이라는 이름이나 ‘삶노래’라는 이름을 가만히 붙인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