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84) 지니다 6
뜻을 지니지만
→ 뜻이지만
→ 뜻을 나타내지만
→ 뜻을 가리키지만
낱말은 뜻을 ‘지니’지 않습니다. 사람이 입으로 읊는 말이나 손으로 쓰는 글은 ‘뜻을 지니’지 않습니다. 말은 그저 말이고, 글은 그예 글입니다. 말이나 글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낱말은 뜻을 ‘나타내’거나 ‘가리킵’니다. 이 낱말은 이러한 뜻이라 하고, 저 낱말은 저러한 뜻이라 합니다. 뜻이 있어서 ‘뜻있는’ 말이 있고, 뜻이 깊어서 ‘뜻깊은’ 말이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에는 ‘뜻없다’라는 낱말은 안 오르지만, 뜻이 없다고 한다면 ‘뜻없는’ 말이 있다고 하겠지요. 4348.6.28.해.ㅅㄴㄹ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거나 바르게 한다는 뜻을 지니지만
→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거나 바르게 한다는 뜻이지만
《김정선-동사의 맛》(유유,201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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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1083) 의심의 여지없이
의심(疑心) :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여지없다(餘地-) : 더 어찌할 나위가 없을 만큼 가차 없다. 또는 달리 어찌할 방법이나 가능성이 없다
의심의 여지없이
→ 바로
→ 그러니까
→ 곧
→ 믿고 자시고 할 것 없이
→ 의심할 나위 없이
한국말로는 “무엇‘의’ 무엇” 꼴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 글월에서는 ‘-의’가 아니라 ‘-할’을 붙여야 올바릅니다. 적어도 “의심할 여지없이”로 손보아야 합니다. 한 번 더 손보아서 “의심할 나위 없이”나 “의심할 것 없이”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말투가 나타내려는 뜻이나 느낌을 헤아리면 ‘바로’나 ‘그러니까’나 ‘곧’으로 손볼 만합니다. 4348.6.28.해.ㅅㄴㄹ
무엇이 이 문명을 전복시켰던가? 의심의 여지없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야만스러운 전사들의 급습 때문이다
→ 무엇이 이 문명을 뒤집었던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질고 끔찍한 전사들이 갑자기 쳐들어왔기 때문이다
《듀보이스/황혜성 옮김-니그로》(삼천리,2013) 83쪽
※ ‘전복(顚覆)시켰던가’는 ‘뒤집었던가’나 ‘뒤집어엎었던가’로 손보고, “알고 있는”은 “아는”으로 손보며, ‘야만(野蠻)스러운’은 ‘모질고 끔찍한’으로 손봅니다. “전사들의 급습(急襲) 때문이다”는 “전사들이 갑자기 쳐들어왔기 때문이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