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31] 한집살이



  한집에서 산다면 ‘한집살이’입니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한집살이를 하고, 마음이 안 맞아도 살림을 함께 꾸리려고 ‘한집살림’인 한집살이를 합니다. 보금자리와 일터가 멀리 떨어졌다면, ‘두집살이’를 하기도 합니다. 한쪽은 보금자리요, 다른 한쪽은 일터와 가까운 데에 마련한 쉼터입니다. 살림을 이모저모 나눈다면 ‘세집살이’나 ‘네집살이’를 할 수 있습니다. 뜻이 맞는 가게나 회사가 모여서 한집살이를 할 수 있고, 오래도록 한집살림을 꾸리다가도 어느새 ‘딴집살이’로 갈라설 수 있습니다. 시골집에서는 ‘시골집살이’를 하고, 골목집에서는 ‘골목집살이’를 합니다. 숲집을 가꾼다면 ‘숲집살이’를 하며, 섬집을 누린다면 ‘섬집살이’를 합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집을 짓든 사랑을 꽃피우려는 마음이 되면 ‘사랑집살이’가 됩니다. 언제나 꿈을 길어올리는 숨결이 되면 ‘꿈집살이’가 됩니다. 누군가는 노래집살이를 하고, 누군가는 이야기집살이를 합니다. 책집살이를 즐길 수 있고, 꽃집살이라든지 웃음집살이를 할 수 있어요. 즐거운 삶길을 스스로 찾아서 씩씩하게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4348.6.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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