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689) 언동
무의식중에 남의 시선을 끌기 위한 치장과 언동을 선보이기도 한다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99쪽
언동(言動) : 말하고 행동함. 또는 말과 행동
치장과 언동을
→ 치레와 말과 몸짓을
→ 눈속임과 말과 움직임을
…
한자말 ‘언동’은 “말과 행동”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말 ‘행동(行動)’은 “움직임”을 뜻합니다. 그러니, 한자말로는 ‘언동’이고, 한국말로는 “말과 움직임”이나 “말과 몸짓”인 셈입니다.
한자말 ‘언동’으로 적으면 두 글자이고, 한국말 ‘말과 몸짓’으로 적으면 네 글자입니다. 글잣수로만 본다면 한자말을 쓸 때가 낫다고 여길 사람이 있을 텐데, 말뜻을 제대로 실어서 쉽게 드러내는 말을 써야 말다운 말이 되리라 느낍니다.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까닭은 ‘글잣수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을 찬찬히 제대로 드러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4348.6.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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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르는 사이에 남들 눈길을 끌려고 꾸미거나 말하거나 움직이기도 한다
얼결에 남들 눈길을 끌려고 치레와 말과 몸짓을 선보이기도 한다
‘무의식중(無意識中)에’는 ‘얼결에’나 ‘얼떨결에’나 ‘저도 모르는 사이에’로 손보고, “남의 시선(視線)”은 “남들 눈길”로 손보며, “끌기 위(爲)한”은 “끌려는”이나 “끌려고 하는”으로 손봅니다. ‘치장(治粧)과’는 ‘치레와’나 ‘꾸미거나’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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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량한 말 바로잡기
(1690) 횡행
안타깝게도 아주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예술은 아직 예술을 흉내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피상적인 미의 세계는 금세 바닥을 드러내고, 비슷하게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행위가 횡행한다
《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바다출판사,2015) 102쪽
횡행(橫行)
1. 모로 감
2. 아무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함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행위가 횡행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짓이 판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짓이 넘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기 일쑤이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기 마련이다
…
한자말 ‘횡행’을 넣어 “행위가 횡행한다”처럼 쓸 적에는 어떤 뜻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하는 ‘횡행’이라는데, “행위가 횡행한다”고 한다면 “어떤 행동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꼴이 되고 맙니다.
굳이 ‘횡행’이라는 한자말을 빌어서 쓰지 말고, ‘판치다’나 ‘넘치다’를 넣으면 됩니다. 글흐름에 따라서 ‘벌어지다’나 ‘일어나다’나 ‘불거지다’를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기 일쑤이다”나 “-기 마련이다”나 “-곤 한다”처럼 말끝을 살짝살짝 다르게 적어 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4348.6.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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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주 몇몇 작품을 빼고는 예술은 아직 예술을 흉내내는 자리에 그친다. 그 겉훑기 같은 아름다움은 곧 바닥을 드러내고, 비슷하게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직이 판친다
‘일부(一部)’는 ‘몇몇’으로 손질하고, ‘제외(除外)하고는’은 ‘빼고는’으로 손질하며, “흉내내는 수준(水準)”은 “흉내내는 자리”나 “흉내내는 데”로 손질합니다. “그치고 있다”는 “그친다”로 손보고, “피상적(皮相的)인 미(美)의 세계(世界)는”은 “겉훑기 같은 아름다움”이나 “껍데기 같은 아름다움”으로 손보며, ‘금세(今時)’는 ‘곧’이나 ‘이내’로 손봅니다. ‘행위(行爲)’는 ‘짓’으로 다듬습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