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하고 숲길을 걸으려고



  어제 하루는 아이들하고 바다마실을 하면서 온기운을 쏟았다. 제법 먼 길을 다녀와야 했지만, 큰아이가 샛자전거를 잘 밟아 주었다. 나는 이 힘을 얻어 씩씩하게 자전거를 잘 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바닷가로 가는 길목이 너른 숲길이었기에, 이 길은 자전거에서 내려 함께 걸었다. 숲길을 걷다가 들딸기를 잔뜩 보았다. 가다 서고 또 가다 서면서 들딸기를 신나게 훑었다. 바다마실을 하러 왔는데 들딸기마실처럼 되었다. 아무렴 어떠한가. 팔다리와 등허리가 결리지만, 아이들하고 숲길을 걸으면서 숲바람을 쐬고 숲노래를 부를 수 있었으니, 이 하루는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다. 오늘은 마을 어귀 빨래터만 치우면서 몸을 좀 추스르고, 하루 건너 이튿날에 또 바다마실이나 숲마실을 가자고 생각한다. 4348.6.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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