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하고 가르치는 사람



  새롭게 배우는 사람은 모두 학생이면서 스승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면, 나는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그이한테 새로운 이야기를 배운다. 누군가 나한테서 배운다면 그이는 나보다 나이가 적든 많든 새로운 이야기를 받아들이면서 기쁨을 스스로 짓는다. 내가 누군가한테서 배우려 한다면 나는 누군가를 스승으로 섬길 텐데, 이와 맞물려 나는 그 사람한테 스승이 된다.


  학생은 언제나 교사 노릇을 하고, 교사는 늘 학생 구실을 한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배울 뿐 아니라 어른을 가르친다. 어른은 아이한테 가르칠 뿐 아니라 아이한테서 배운다. 함께 배우고 서로 가르친다. 즐겁게 배우고 기쁘게 가르친다. 이리하여, 책을 쓴 사람은 책을 읽은 사람한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르친다’고 할 텐데, 책을 읽는 사람은 즐겁게 배우면서 ‘책을 쓴 사람을 가르치는 구실’을 시나브로 하기 마련이다.


  들숨이 날숨이 되고, 날숨이 들숨이 된다. 바람이 불어 온누리 모든 사람들 가슴을 따사롭게 어루만진다. 4348.6.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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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6-04 07: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이한테서 배운다. 이오덕 선생님도 그리 말하셨죠. 늘 잊지 않으려는 마음입니다.

숲노래 2015-06-04 07:38   좋아요 0 | URL
아이한테서뿐 아니라,
누구나 서로서로 배우고 가르쳐요

민들레처럼 2015-06-04 07:39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또 새겨봅니다.

숲노래 2015-06-04 08:20   좋아요 0 | URL
이런 댓글 하나로도
서로서로 즐겁게 배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