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온다는 구실로



  요즈음은 날마다 아이들을 씻기고, 날마다 빨래를 한다. 아이들은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물놀이를 하고, 빨랫감은 아침저녁으로 나온다. 여러 날 아침저녁으로 빨래를 하다가 모처럼 오늘 비가 내리니, 비가 온다는 구실을 들어 하루쯤 빨래를 쉬자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오늘 마당에서 비를 맞으면서 뛰놀다가 낮잠을 잔다. 비는 저녁이 되면서 슬슬 멈추고, 작은아이가 먼저 낮잠에서 일어난다. 작은아이가 깰 즈음에 맞추어 밥물을 올렸으니 저녁은 곧 다 될 테고, 밥과 함께 올릴 국이랑 다른 먹을거리를 차근차근 마련한다. 비가 그친 뒤 바람이 상큼하면서 시원하다. 4348.5.3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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