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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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이 독자들의 사랑과 문인들의 아낌 속에 한국 현대시의 폴리스Polis를 이루게 된 사실은 문학과지성사에 내린 지복이기도 하지만
《황병승-여장남자 시코쿠》(문학과지성사,2012) 기획의 말
독자들의 사랑과 문인들의 아낌 속에
→ 독자가 사랑하고 문인이 아껴 주면서
→ 독자한테서 사랑받고 문인이 아끼면서
→ 독자와 문인한테서 사랑받으며
→ 독자와 문인이 아껴 주면서
…
“아낌 속에”나 “사랑 속에”처럼 글을 쓸 수도 있으나, 이러한 글은 한국말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받으면서”나 “사랑을 받으며”로 손질하면 되는데, ‘아낌’은 “아낌을 받으면서”로 손질할 수도 없습니다. “수줍음을 받으면서”나 “부끄러움을 받으면서”나 “슬픔을 받으면서”처럼 한국말을 할 수 없습니다. ‘아끼다’를 ‘아낌’처럼 적을 수 있으나, 이 글흐름에서는 “문인들이 아껴 주면서”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일수록 글을 더 잘 살필 노릇이고, 글로 시를 짓는 사람이라면 한국말을 더 깊고 넓으면서 제대로 들여다볼 노릇입니다. 4348.5.17.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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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이 독자와 문인한테서 사랑받으며 한국 현대시에서 새로운 마을을 이룬 대목은 문학과지성사에 내린 큰 기쁨이기도 하지만
‘폴리스Polis’는 “고대 그리스 국가”라고 하는데, ‘촌락집주(村落集住)’라고도 한답니다. 다만, ‘촌락집주’는 일본사람이 지은 낱말이지 싶은데, 한국에서는 ‘새마을’이나 ‘새로운 마을’로 손질해서 쓰면 되리라 느낍니다. “이루게 된 사실(事實)은”은 “이룬 대목은”으로 손봅니다. ‘지복(至福)’은 “더없는 행복”을 뜻한다고 하니, ‘기쁨’이나 ‘큰 기쁨’으로 손봅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