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힌 돌나물



  아이들과 빗길마실을 가는데, 논둑 한쪽에 돌나물이 잔뜩 뽑혔다. 왜 이 아까운 나물을 마구 뽑아서 길가에 버렸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래 못 먹을 만하구나 하고 깨닫는다. 가끔 자동차가 지나가는 논둑길이지만, 자동차 배기가스와 고무바퀴 가루가 흩날리는 길가에서 자란 나물을 훑어서 먹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수많은 논은 길가에 있다. 길가에 있는 논도 배기가스와 고무바퀴 가루를 먹지 않을까? 더욱이, 쑥이나 냉이가 나면 길가에서 자란 쑥이든 냉이이든 그냥 뜯어서 먹는 분들이 많다. 햇볕과 바람과 빗물로 자라던 돌나물은 삶자리를 잃는다. 4348.5.14.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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