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고 생각하자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찾아와서 지나갔는지 곰곰이 돌아본다. 두 아이를 빗길에 이끌고 읍내마실을 다녀오면서 몸이랑 마음이 아주 많이 지쳤다. 그래도, 이렇게 지친 몸이랑 마음이 되니 세 시간쯤 뻗어서 드러누웠고, 이렇게 드러누운 뒤 일어나니 내 말씨가 조금은 부드러워졌지 싶다. 다시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날 적에도 부드러우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이 되기를 빌어 본다. 내가 나한테 비는 마음이다. 푹 자고 나서 생각하자. 두 아이한테 우산과 비옷을 새로 장만해 주어야겠다. 오늘 빗길에 큰아이 우산은 아주 망가져서 버렸다. 4348.5.11.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