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썩지 않는다



  바닷가에 서서 쓰레기를 바라본다. 그러나, 처음부터 쓰레기를 볼 생각은 아니었다. 바닷물이 그리 안 맑다고 느껴서 왜 그러한가 하고 생각하다 보니, 바닷가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기도 한 이 바다가 쓰레기밭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이곳저곳에서 떠밀려서 쌓인 쓰레기가 여기저기에 있다. 눈을 가만히 돌리면 정갈하거나 깨끗한 모습만 볼 수 있고, 그냥 아무 데나 쳐다보다 보면 곳곳에서 쓰레기가 발에 걸린다. 햇볕과 바닷물에 삭거나 바랜 이 쓰레기는 흙으로 돌아가거나 모래가 될 수 있을까? 쓰레기가 ‘깨끗한 흙’이나 ‘정갈한 모래’로 돌아가려면 앞으로 몇 해쯤, 그러니까 몇 천 해나 몇 만 해쯤 흘러야 할까? 4348.5.1.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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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5-01 15:55   좋아요 0 | URL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
쓰레기를 버리면 쓰레기장.
꽃씨를 뿌리고 가꾸면 꽃밭....
내편하자고 버린 것들.
남 좋게 보이려고 꽃씨를 뿌린 것들...
배려의 선택이었지요.....

내 죽어 뭍힐 곳이 쓰레기장이라면
좋아할 사람 아무도 없을텐데...
버리는 사람들은 영원히 사나 봅니다....

숲노래 2015-05-01 16:14   좋아요 1 | URL
저희 식구가 사는 고흥은 바닷가가 모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었는데 몇 해 앞서 슬금슬금 몇 군데를 몰래 해제하더니, 그곳에 `광주 청소년수련원` 공사를 지난해 끝무렵부터 강행했어요.

그렇더라구요...

도시에서는 모를 이야기가 시골에서는 그야말로... 참... 그렇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