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썩지 않는다
바닷가에 서서 쓰레기를 바라본다. 그러나, 처음부터 쓰레기를 볼 생각은 아니었다. 바닷물이 그리 안 맑다고 느껴서 왜 그러한가 하고 생각하다 보니, 바닷가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기도 한 이 바다가 쓰레기밭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이곳저곳에서 떠밀려서 쌓인 쓰레기가 여기저기에 있다. 눈을 가만히 돌리면 정갈하거나 깨끗한 모습만 볼 수 있고, 그냥 아무 데나 쳐다보다 보면 곳곳에서 쓰레기가 발에 걸린다. 햇볕과 바닷물에 삭거나 바랜 이 쓰레기는 흙으로 돌아가거나 모래가 될 수 있을까? 쓰레기가 ‘깨끗한 흙’이나 ‘정갈한 모래’로 돌아가려면 앞으로 몇 해쯤, 그러니까 몇 천 해나 몇 만 해쯤 흘러야 할까? 4348.5.1.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