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불을 빨자
새봄에 길게 해가 나기를 기다렸다. 오늘부터 한동안 해가 따뜻하게 내리쬐리라 느낀다. 이리하여 오월 첫날인 오늘부터 이불을 빨기로 한다. 이른아침에 이불 한 채와 깔개 두 장을 빨래한다. 마당에 떨어진 후박잎과 비늘잎을 쓴 뒤, 아이들이 놀도록 천막을 친다. 첫 이불빨래는 곧 마친다. 볕이 곱고 바람은 가볍게 부니, 이불도 잘 마르고, 놀기에도 멋진 하루가 되리라 느낀다. 이불을 한 채 더 빨고 아침밥을 차린 뒤, 아이들과 놀이터로 마실을 가야겠다. 오늘은 바닷바람을 쐬는 곳까지 좀 멀리 마실을 가서 풍남면에 있는 작은 놀이터로 가 볼까 싶다. 4348.5.1.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