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끙끙거린 끝에
다른 사람들이 지은 노랫말로 자장노래를 불러 주다가, 드디어 우리 두 아이한테 들려줄 자장노래를 내 나름대로 새롭게 썼다. 아이들한테 자장노래를 새로운 노랫말로 들려주자고 하는 생각은 진작부터 했지만, 큰아이가 여덟 살이 된 이즈음에 비로소 하나 마무리를 짓는다. 다른 분들이 쓴 자장노래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이 쓴 자장노래도 이제껏 수없이 부르면서 아이들과 기쁘게 누렸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우리 숲집에서 우리 나름대로 지은 새 자장노래를 날마다 부르려 한다. 몇 달 동안 끙끙거리면서 한 마디와 한 줄씩 쓰다가, 두 아이가 읍내마실을 다녀오면서 곯아떨어진 오늘에 이르러 마지막 한 줄을 채워 넣는다. 이레쯤 앞서 마지막 한 줄을 끝내기는 했는데, 그때에는 잠자리에서 부르고 나도 함께 곯아떨어지느라 그만 마지막 한 줄을 잊었다가 오늘 새로 떠올려서 넣었다. 4348.4.29.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