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아이들과 읍내로

장보러 가려 한다.

읍내로 장보러 다녀온 지 열흘이 넘은 듯하다.

집안에 쌀도 거의 떨어지고

배추와 감자와 달걀에다가

마당과 뒤꼍 풀로 이럭저럭 버티는데

작은아이 통장에 남은 돈을 헐어서

장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주에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낼 공모원고를

이제 드디어 마무리지었기에

인쇄해서 보내야 할 텐데,

우리 집 인쇄기는 잉크가 떨어진 채 몇 달이 지났기에

집에서 뽑을 수 없어

누군가한테 맡겨야 하는데

누구한테 맡겨야 할는지 갈팡질팡한다.

아무튼, 오늘 맡겨서 택배로 토요일에 받아야

월요일에 우체국에 가서 이 원고를 보낼 수 있겠지.


'우리 말'을 다룬 이야기책이 지난 석 달 동안

얼마 안 팔려서, 지난 석 달치 글삯이

20만 원이 채 안 된다.

20만 원으로 다음 석 달 살림살이를 어떻게 가꿀까?

실마리를 풀려면 더 마음을 기쁘게 써야 하리라 느낀다.


아무튼, 아직까지도 '우리 말' 이야기책은

한국에서 팔리지 않지만,

앞으로는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슬기롭게 쓰도록 이끌

예쁜 이야기를 잘 써서 책으로 빚자고 꿈꾼다.

이제까지 가시밭길이었으니 앞으로도 가시밭길이어야 하지 않다.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숲길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인천에 사는 형한테는

서울에 있는 출판사로든

이 원고를 출력해서 보내 달라고 얼른 전화를 걸어 보아야지.


그리고 형한테는 장볼 돈을 좀 보태어 달라고 여쭈어야겠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이달 살림돈이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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