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랑 책이랑



  책방이 있어 책이 있다. 책방이 없으면 책이 없다. 이제 인터넷이 크게 발돋움하니, 책방이 없어도 책이 있을 수 있다. 책방은 없어도 인터넷을 켜면 책을 장만할 수 있다. 이러한 얼거리라면, 앞으로 ‘책’이 없이 글씨와 디지털파일만 있어도 ‘읽을거리’는 얼마든지 있으리라 느낀다. 종이신문은 벌써 ‘인터넷에서 읽는 글’로 빠르게 넘어간다.


  그런데 종이책은 종이신문과 달리 ‘인터넷에서 읽는 글’로 쉬 넘어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책’은 한 번 슥 스치고 훑는 읽을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 세 번 되읽는 생각이자 이야기를 담는 책이고, 두고두고 갈무리하면서 마음에 되새기는 숨결인 책이기 때문이지 싶다.


  책방이 있어 책이 있다. 책방을 가꾸는 손길이 있어서 책을 짓는 손길이 있다. 책을 짓고 책방을 가꾸는 손길이 있으니, 책을 읽는 손길하고 책방마실을 하는 발길이 함께 있다. 4348.4.2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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