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603) 나들이옷


아마 나들이옷을 동네에 가지고 나가 파신 게지요

《현덕-광명을 찾아서》(창비,2013) 14쪽


나들이옷 : 나들이할 때 입는 옷

나들이 : 집을 떠나 가까운 곳에 살짝 다녀오는 일

외출복(外出服) : 외출할 때 입는 옷

외출(外出) : 집이나 근무지 따위에서 벗어나 잠시 밖으로 나감



  바깥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일을 가리켜 ‘나들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은 ‘나들이’입니다. 이를 한자로 옮기면 ‘외출’이 됩니다. 나들이를 하면서 입는 옷이라면 ‘나들이옷’입니다. 그리고, 외출할 때에 입는 옷은 ‘외출복’입니다. 하나는 한국말이요, 다른 하나는 한자말입니다. 두 낱말은 똑같은 옷을 가리킵니다. 하나는 한국사람이 쓰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사람이 쓸 일이 없으나 널리 퍼진 말입니다.


 봄나들이옷 . 여름나들이옷


  봄에 나들이를 하면서 입는 옷이라면 ‘봄나들이옷’입니다. 겨울에 나들이를 한다면 ‘겨울나들이’입니다. 나들이를 하며 부르는 노래는 ‘나들이노래’이고, 나들이를 함께 누리는 동무는 ‘나들이동무’예요. 4348.4.17.쇠.ㅎㄲㅅㄱ


..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605) 무섬쟁이


오호호호, 너희들 모두 겁쟁이구나

《이원수-도깨비와 권총왕》(웅진주니어,1999) 90쪽


겁쟁이(怯-) : 겁이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겁(怯) : 무서워하는 마음



  동시를 쓰던 권태응 님이 1949년에 선보인 작품에 〈아기는 무섬쟁이〉가 있습니다. 무서움을 잘 타는 사람을 가리켜 ‘무섬쟁이’나 ‘무서움쟁이’라 합니다. 어떤 일에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두고 ‘두려움쟁이’라 하는데, ‘두렴쟁이’처럼 줄여서 쓰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으레 ‘겁쟁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이 낱말에서 ‘怯’이라는 한자는 ‘무서워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그냥 ‘무섬쟁이’나 ‘무서움쟁이’일 뿐입니다. “아, 겁이 나.” 같은 말은 “아, 무서워.”일 뿐입니다. “너는 겁이 많구나.” 같은 말은 “너는 많이 무섭구나.”일 뿐이에요.


 덜덜쟁이 . 달달쟁이


  춥거나 무섭다고 하는 모습을 가리키려고 ‘덜덜대다·덜덜거리다’ 같은 말을 씁니다. ‘덜덜-’을 쓰면 큰말이고 ‘달달-’을 쓰면 작은말입니다. 그래서, 무서움을 잘 타는 사람을 두고 ‘덜덜쟁이·달달쟁이’ 같은 이름을 써 볼 수 있습니다. 4348.4.17.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