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한쪽에 꽃그릇 놓는 마음



  골목 한쪽에 꽃그릇을 놓는 마음을 생각해 본다. 자동차를 타고 골목을 달리는 사람은 꽃그릇을 보기 어렵다. 넓지 않은 골목을 자동차로 지나가야 하니, 담벼락에 바싹 붙인 꽃그릇은 눈에 안 들어오리라.


  골목을 바삐 걷는 사람도 꽃그릇을 못 본다. 손전화를 들여다보는 사람도 꽃그릇을 못 본다. 꽃그릇을 보는 사람은 으레 아이들과 할머니이다. 찬찬히 거닐면서 아름다운 바람을 즐거이 마시고 싶은 사람도 꽃그릇을 본다.


  집안이 안 넓으니 꽃그릇을 바깥에 둘 수 있지만, 일부러 골목 한쪽에 꽃그릇을 두는 마음을 헤아려 본다. 꽃그릇을 훔쳐 가는 사람이 더러 있다는데, 씩씩하게 꽃그릇을 자꾸 골목에 두는 사람들 마음을 곰곰이 되새겨 본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골목길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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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08 17:41   좋아요 0 | URL
벽면이 회화같아요.
부러 그린듯한 면분할...좋네요..사진도.

숲노래 2015-04-08 19:15   좋아요 1 | URL
골목집 담벼락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아름다운 그림이로구나 하고 늘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