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18. 놀 때에 아름답다



  아이들은 놀 때에 아름답다. 아이들은 공부할 때에 아름답지 않다. 다만, 아이들은 배울 때에도 아름답고, 가르칠 때에도 아름답다. 어른들은 생각을 똑바로 해야 하는데, 아이는 어른한테서 배우기만 하는 숨결이 아니다. 배우는 아이는 언제나 ‘배우면서 가르친’다. 이러한 얼거리를 슬기롭게 깨달아 학교를 세우는 어른이 드물기에, 우리 아이들은 오늘날 여느 제도권학교에 다니게 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 뜻있는 교사가 제법 있지만, 그저 공무원인 교사가 아주 많으며, 교과서를 그저 가르치기만 하는 교사가 얼마나 많은가. 생각을 기울여서 아이한테 사랑과 꿈을 씨앗으로 심으려고 하는 교사는 얼마나 되는가. 이주와 지난주에 면소재지 초등학교에서 ‘경고장 등기우편’이 한 차례씩 온다. 으레 지나가겠거니 싶은 ‘학교 출석 경고장’인데, 이런 틀(형식)에 박힌 등기우편밖에 쓸 줄 모르는 제도권학교에 어떻게 아이를 보낼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아이를 생각하면서 사랑하려 하는 학교라 한다면, 학교에서 행정서류가 모두 사라져야 한다. 학교에 행정서류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학교에는 놀이터가 있어야 하고, 놀이마당과 놀이잔치와 놀이동무가 있으면 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민들레처럼 2015-03-28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마음이 와닿아요. 학교에서 행정서류가 모두 사라져야 한다. 너무 마땅한 말인데 이런 날이 올 지...

숲노래 2015-03-28 07:16   좋아요 0 | URL
그런 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고 느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