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28. 헤치며 걷는다 (15.2.22.)



  우리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뒷길이 있다. 예전에는 학교였으니 앞문과 뒷문이 따로 있다. 뒷문은 계단을 밟고 들어서는 길인데, 계단 둘레는 여름 내내 온통 풀밭이었다가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 짚밭이 된다. 풀이든 짚이든 즐겁게 밟으면서 헤치면 된다. 풀밭일 적에는 풀내음을 맡고, 짚밭일 적에는 짚소리를 들으면서 걸으면 된다. 그저 한 발씩 내딛고 다시 내딛으면 어느새 짚밭도 풀밭도 다 끝나지.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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