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스커넥트 (로버트 W.맥체스니) 삼천리 펴냄, 2014.12.12.



  ‘자본주의’나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쓰면, 사람들이 제대로 모르거나 제대로 못 보기 일쑤라고 느낀다. 왜냐하면, 이런 이름은 참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상업주의’나 ‘광고’나 ‘홍보’라는 이름도 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낱말이나 이름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바로 ‘돈’과 ‘권력’과 ‘독재’이다. ‘국민투표’를 할 수 있으면 민주인가? 아니다. 국민투표만 있는 한국 사회는 민주일 수 없다. 국민투표로 뽑힌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은 독재자와 똑같이 구는데, 어떤 민주가 이 나라에 있다고 하겠는가? 그러면 돈은 무슨 구실을 하는가? 돈은 돈을 낳고, 돈을 낳은 돈은 또 돈을 낳는다. 이러한 얼거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학교교육은 이 모두를 숨긴 채 아이들이 쳇바퀴가 되도록 내모는 몫을 맡는다. 사람들은 이녁 아이들을 그저 학교에 내몰고, 학교에서 길든 아이들은 다시금 이녁 아이들을 학교로 내몰면서 쳇바퀴를 도는 톱니바퀴로 만든다. ‘투표만 할 줄 아는 기계’가 된 사람들은 허울뿐인 민주주의를 누리지만, 막상 이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돈으로 권력을 거머쥔 이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쳇바퀴질이다. 신문과 방송과 책과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광고와 홍보대로 물건을 사다가 쓰고, 도시에서 아파트를 장만하며, 자가용을 굴리며 기름값을 걱정하다가는, 영화나 스포츠를 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날마다 이러한 몸짓을 되풀이한다. 새로움이 없고 놀라움이 없으며 기쁨이나 웃음이나 노래나 이야기가 없다. 《디지털 디스커넥트》가 이 같은 얼거리를 모두 밝힐 만한 책인지, 아니면 살며시 건드리는 책인지, 사람들이 스스로 읽으면 알아챌 테지. 다만,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손을 맞잡고 허울뿐인 울타리를 세워서 사람들을 길들이는 얼거리를 알아채더라도 이 얼거리에서 벗어날 생각을 우리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머리에 지식은 있으나, 이 지식을 쓸 줄 모르는 노예’로 지내는 하루는 똑같으리라. 4348.2.2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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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스커넥트- 자본주의는 어떻게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로버트 맥체스니 지음, 전규찬 옮김 / 삼천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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