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86) 참기쁨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이라든가 소박한 수공예 미술품에 대한 노력, 또 민중이 예술의 참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 바로 그것이 자연의 참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이젠베르크/김용준 옮김-부분과 전체》(지식산업사,1982) 79, 95쪽


  ‘참다움·착함·아름다움’은 사람한테서 찾아볼 수 있는 놀랍고 훌륭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알맞고 올바르게 갖출 때에 ‘참사람’이라 할 만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삶을 바라보면, 참다운 삶일 때에 기쁩니다. 사람을 바라보면, 착한 사람일 때에 훌륭합니다. 사랑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사랑일 때에 따사롭습니다.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가지려는 몸짓은 나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가지려 하더라도, 먼저 참답고 착하면서 아름다운 사람으로 홀가분하게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참답고 착하면서 아름다운 사람일 때에, 돈이나 이름이나 힘은 시나브로 따라온다고 느낍니다.


  오늘날에는 ‘참살이’라고 하는 낱말이 불거집니다. 사람들 삶이 그리 참답지 않다 보니, 영어로는 ‘웰빙’이고, 이를 한국말로 옮겨 ‘참살이’처럼 씁니다. 그런데, ‘참살이’라는 말이 퍼지기 앞서, 꽤 많은 사람들은 ‘거짓삶’을 떨치고 ‘참삶’으로 깨어나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빈 껍데기에 매달리지 말고, 내 속살을 스스로 알차게 갖추는 참삶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리하여, 학교교육에서는 ‘거짓교육’이 아닌 ‘참교육’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어요. 민주도 ‘참민주’여야 하고, 평화도 ‘참평화’여야 한다고 했지요. 아무렴 그렇습니다. 겉보기로 민주주의처럼 보이는 사회 얼거리가 아니라, 참답게 민주여야 할 테지요. 전쟁무기와 군대를 내세우는 거짓스러운 평화가 아니가 참다운 평화여야 할 테지요.


 참기쁨 . 참모습 . 참마음 . 참사랑 . 참노래 . 참사람 . 참생각

 참뜻 . 참삶 . 참넋 . 참꿈 . 참말 . 참글 . 참길 . 참빛 . 참나


  ‘참-’이라는 낱말을 앞에 붙이는 낱말 가운데 한국말사전에 실린 낱말이 있고, 아직 안 실린 낱말이 있습니다. 애써 모든 낱말을 한국말사전에 실어야 하지 않을 테고, 한국말사전에서 다루든 안 다루든 우리 스스로 즐겁게 쓸 수 있으면 됩니다. 이를테면, ‘참잔치’라든지 ‘참놀이’라든지 ‘참일’ 같은 낱말을 얼마든지 쓸 만합니다. ‘참말·거짓말’처럼 ‘참글·거짓글’을 쓸 만해요. 나 스스로 참다운 넋으로 걷는 길이라면 ‘참길’이요, 옳지 않은 길을 바보스레 간다면 ‘거짓길’이에요.


  마음은 ‘참마음·거짓마음’으로 갈리고, 사랑은 ‘참사랑·거짓사랑’으로 나뉩니다. 기쁨을 놓고는, 그냥 기쁨이라고 할 수 있는 한편, ‘참기쁨’처럼 새롭게 쓰면서 더욱 밝고 아름다운 느낌을 나타낼 수 있어요. 4348.2.20.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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