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66) -ㄴ 것이다 1
상호 작용이 비옥한 토양을 낳는 것이다 … 결코 환경 문제만이 아닌 것이다
《허정균-새만금 새만금》(그물코,2003) 머리말
토양을 낳는 것이다
→ 흙을 낳는다 (?)
→ 흙이 된다
문제만이 아닌 것이다
→ 문제만이 아니다
→ 문제만일 수 없다
…
부드럽고 수수하게 글을 쓰면 됩니다. 겉치레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토양을 낳는다”라든지 “문제만이 아니다”처럼 글을 끝맺으면 됩니다. “-ㄴ 것이다” 꼴로 말끝을 어영부영 늘어뜨리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이처럼 말끝을 어영부영 늘어뜨리면 말뜻이 흐리멍덩하지요.
이 보기글을 보면 “흙을 낳는다”로 고쳐써야 할 텐데, 이렇게 고쳐쓰고 보니 훨씬 얄궂습니다. “흙을 낳는다”는 말마디가 얄궂습니다. 왜냐하면, 나뭇잎이나 벌레 주검이 삭아서 “흙이 되”지, 흙을 ‘낳는다’고 하지 않으니까요. 4337.1.6.불/4348.2.1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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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어우러져서 기름진 흙이 된다 … 그저 환경 문제만이 아니다
“상호(相互) 작용(作用)이”는 “서로 어우러져서”나 “서로 얽혀서”나 “함께 어우러져서”나 “함께 얽혀서”로 손보고, “비옥(肥沃)한 토양(土壤)”은 “기름진 흙”으로 손봅니다. ‘결코(決-)’는 ‘그저’나 ‘한낱’이나 ‘고작’으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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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329) -ㄴ 것이다 2
바로 이 돈에서 나누어진 몫이 내 사업의 초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베네트 서프/정혜진 옮김-내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씨앗을뿌리는사람,2004) 13쪽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 중요한 구실을 했다 (?)
→ 크게 제구실을 했다
→ 크게 도움이 되었다
→ 매우 보탬이 되었다
→ 매우 컸다
…
“-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같은 말투는 여러모로 어설픈 번역 말투입니다. 그런데 이런 어설픈 번역 말투가 요즈음에는 흔히 쓰는 말투처럼 퍼졌습니다. 말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고, 말을 어떻게 다스려야 알맞고 올바르며 아름다운가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4337.8.1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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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돈에서 나눈 몫이 내 일에서 처음에 크게 제구실을 했다
바로 이 돈에서 나눈 몫이 내가 처음 벌인 일에서 매우 컸다
“나누어진 몫”은 “나눈 몫”으로 다듬고, “내 사업(事業)의 초창기(草創期)에”는 “내 일에서 처음에”로 다듬습니다. “중요(重要)한 역할(役割)을 하게 되었던”은 “크게 제구실을 했던”이나 “크게 도움이 되었던”으로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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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352) -ㄴ 것이다 3
아이들은 왜 흉내를 내는 것일까요
《야누슈 코르착/노영희 옮김-아이들》(양철북,2002) 40쪽
아이들은 왜 흉내를 내는 것일까요
→ 아이들은 왜 흉내를 내려 할까요
→ 아이들은 왜 자꾸 흉내를 낼까요
→ 아이들은 왜 이렇게 흉내를 낼까요
→ 아이들은 왜 흉내를 낼까요
“-ㄴ 것이다” 꼴로 글을 끝맺는다고 해서 힘주는 말투가 되지 않습니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은 이 대목을 제대로 보고 알아야 합니다. ‘것’을 넣는대서 힘주는 말투가 되지 않는 줄 또렷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이 보기글을 힘주는 말투로 고쳐쓰고 싶다면 “흉내를 내는 것일까요”가 아니라 “흉내를 내려 할까요”처럼 쓰면 됩니다. 또는 ‘자꾸’나 ‘이렇게’를 사이에 넣습니다.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쓰려면, 한국말에서 힘주는 말투는 어떻게 나타내는가를 제대로 배워서 올바르게 써야 합니다. 4337.9.12.해/4348.2.15.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