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읽으려 한다면



  눈먼 사랑이 있고, 눈뜬 사랑이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어디에 눈이 멀지 않습니다. ‘눈먼 모습’이라면 사랑이 아닌 ‘좋아함’입니다. 눈이 멀기에 무턱대고 좋아하거나 따르려 합니다. 그리고, 눈이 멀기에 그저 좋은 쪽으로만 가려 하고, 눈이 먼 탓에 그리운 어느 곳으로 가고야 맙니다. 사랑이 되면, 눈이 멀지 않습니다. 고요하면서 차분하기에 아름다운 곳으로 저절로 갑니다. 그러면 ‘눈뜬 모습’은 무엇일까요. 사랑이 되면 저절로 눈을 뜹니다. 사랑이면서 눈을 떠요. 다시 말하자면, 눈먼 모습은 사랑이 아닌 모습이고, 눈뜬 모습이 바로 사랑인 모습입니다.


  사랑을 굳이 두 가지로 바라보자면, 사랑에는 ‘낳는 사랑’과 ‘기르는 사랑’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낳는 사랑이고, 아버지는 언제나 기르는 사랑이지요. 사회에서 흔히 ‘입양’을 하는 어버이가 있는데, 이러한 어버이도 ‘기르는 사랑’입니다. 낳든 기르든 모두 사랑이기에, 이러한 사랑길로 걸어갈 수 있다면 모두 아름다운 웃음과 노래와 이야기를 낳습니다.


  사랑을 읽으려 한다면, 내가 손수 낳는 사랑인지 아니면 손수 기르는 사랑인지 살필 노릇입니다. 낳거나 기르거나 모두 아름답습니다. 모두 사랑이기에 아름답습니다. 4348.2.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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