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빛나는 숨결
큰아이는 날마다 공책 한두 바닥씩 글쓰기를 하는 버릇을 들인 지 여러 해 된다. 이제껏 아버지와 함께 이 글놀이를 했으나, 앞으로 큰아이 스스로 글짓기를 기쁘게 하리라 생각한다. 아직 큰아이는 스스로 생각한 이야기를 스스로 모두 담아내는 데까지 가지 않았으니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받아서 쓰는데, 곁에 있는 어버이나 동무가 아닌 아이 마음속에서 흐르는 숨결을 고이 받아서 글로 쓴다면 아름다운 글빛이 되는 줄 곧 깨달으리라 본다.
마음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숨결을 받아서 쓰기에 글이 된다. 마음속에서 곱게 샘솟는 넋을 살펴서 쓰기에 글이 된다. 마음속에서 싱그럽게 자라는 바람을 마시면서 쓰기에 글이 된다. 글은 늘 우리 마음속에 있다. 4348.2.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