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오줌방울



  기침이 멎지 않고 몸이 아픈 작은아이가 저녁을 거르고 내처 잔다. 퍽 오랫동안 잠자리에만 누웠구나 싶어서, 밤 열한 시에 일으켜서 쉬를 누인다. 쉬를 누이기 앞서 “쉬 할래?” 하는 말을 여러 차례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눈치는 없으나, 쉬가 마려워서 몸을 자꾸 비튼다고 느낀다. 살며서 안아서 마루로 나와서 쉬를 누이려는데, 작은아이 고추가 뭉쳤다가 풀리면서 내 뺨에 오줌방울이 튄다. 아, 오랜만이로구나. 네 오줌을 얼굴에 맞는 일 말이야. 작은아이는 오줌그릇이 가득 차도록 쉬를 눈다. 무척 오래 참았구나. 국물과 물을 몇 모금 마신 작은아이는 다시 잠자리에 눕고, 몇 번 기침을 하다가 조용히 곯아떨어진다. 밤새 잘 자렴. 아침에는 말끔한 몸으로 일어나렴.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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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2-11 05:19   좋아요 0 | URL
한솔이는 어제 병원에서 독감검사하고 독감판정되어 일주일간 학교 가지말고 있으라는 진단서를 주더라구요.
큰병원인데 독감환자로 병실이 모자라서 입원도 안되고요.
일단 집에 데려왔는데 집에서 봐줄 사람이 없어 데리고 출근해야하네요. ㅠㅠ

숲노래 2015-02-11 05:54   좋아요 1 | URL
아이가 병원에 안 가고 어머니하고 함께 다녀야 하는 한 주라면,
어쩌면 아이한테는 무척 뜻깊은 한 주가 될 수 있으리라 느껴요.
아이는 스스로 튼튼하니, 독감이라 하더라도
씩씩하게 지내면서 말끔히 털리라 생각해요.
콜록거리는 사람만 가득한 병실보다는
어머니 곁이 한결 포근하면서 좋은 쉼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오늘 하루 열어 보셔요.
아이도 하양물감 님도 믿습니다.

우리 집 작은아이도 오늘은 기침을 털고 씩씩하게 놀리라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