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정은혜) 샨티 펴냄, 2015.1.30.
두려운 사람은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두렵기 때문에 삶을 새로움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새로움이 없기에 즐거움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삶을 모두 새롭게 받아들이기에, 날마다 즐거움이 피어난다. 두려움은 언제나 다른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움은 언제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미술 치료’를 이야기하는 《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를 읽는다. 글쓴이는 오랜 나날 ‘미술 치료’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느낀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이녁이 한 일은 ‘미술치료’라는 몸짓이었으나, 막상 이녁이 다른 사람들과 마주한 이야기란 ‘삶을 바라보기’이고, 허물이나 껍데기를 벗고 삶을 바라볼 적에 두려움이 모두 새로움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즐거움이 된다고 밝힌다.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술’로 남을 고치거나 다독일 수 없다. 따스한 마음이 있어야 남과 손을 잡고서 따스함을 나눈다. 남과 손을 잡을 적에 ‘그림’을 쓰든 ‘사진’을 쓰든 ‘글’을 쓰든 무엇이 대수로우랴. 남을 이웃으로 여길 줄 알고, 남을 동무로 사귈 줄 알면 된다. 남을 남으로만 여긴다면, 나부터 스스로 두려움에 휩싸인다는 뜻이다. 내가 두려움으로 휩싸이는 주제일 적에, 이웃이나 동무로 맞이해야 할 남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베풀겠는가.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스스로 ‘고쳐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이다. 남을 고치려 하는 사람은 나부터 고쳐야 하는 사람이다. 이리하여, ‘아픈 사람’이 눈에 보이는데, ‘내가 스스로 아픈 사람’이 될 때에, 아픈 남들과 동무나 이웃이 되어서, 따사로운 즐거움으로 나아간다.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