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0) -의 : 뒷날의 이야기


뒷날의 이야기지만,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남측 주요 실무자였던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에게 함께 통일고문을 하면서 후세의 역사가를 위해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과정의 상세한 기록을 남겨줄 것을 당부했다

《강만길-역사가의 시간》(창비,2010) 346쪽


 뒷날의 이야기지만

→ 뒷날 이야기이지만

→ 뒷날에 겪은 이야기이지만

→ 뒷날이지만

 …



  이 보기글에서는 ‘-의’만 덜어 “뒷날 이야기”처럼 적으면 됩니다. 오늘은 “오늘 이야기”이고, 어제는 “어제 이야기”예요. 모레는 “모레 이야기”이며, 지난해에는 “지난해 이야기”입니다. 사이에 ‘-의’를 넣을 일이 없습니다. 이 보기글을 더 들여다보면 “후세의 역사가”라는 대목이 있어요. 이때에도 “후세 역사가”라 하면 되고, 한자말 ‘후세’까지 다듬어서 ‘다음 역사가’나 ‘뒷날 역사가’처럼 적으면 됩니다.


  밥이라면 “오늘 밥”이나 “오늘 먹는 밥”이나 “오늘 먹을 밥”입니다. “오늘‘의’ 밥”이 아닙니다. 이야기라면 “뒷날 이야기”이나 “뒷날에 겪은 이야기”나 “뒷날에 겪을 이야기”입니다. 4348.2.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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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날에 겪은 이야기이지만,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쪽 실무자였던 임동원 옛 통일부장관한테 함께 통일고문을 하면서 다음 역사가를 헤아려 첫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실무자가 만난 이야기를 꼼꼼히 남기자고 얘기했다


‘제1차(第一次)’는 ‘첫’으로 손보고, “남측(-側) 주요(主要) 실무자(實務者)였던”은 “남쪽에서 실무를 맡은 사람”이나 “남쪽에서 큰일을 맡은 사람”이나 “남쪽 실무자”로 손봅니다. ‘주요’는 꼭 넣어야 하지 않습니다. ‘전(前)’은 ‘옛’으로 손질하고, “후세(後世)의 역사가를 위(爲)해”는 “다음 역사가를 헤아려”로 손질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위(爲)한 실무접촉(實務課程)의 상세(詳細)한 기록(記錄)을”은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실무자가 만난 이야기”로 손질합니다. ‘당부(當付)했다’는 ‘이야기했다’나 ‘얘기했다’로 다듬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5) -의 :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는 작가야. 여기 이 친구는 애덤이야.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 이 꼬마 숙녀는 이 책의 주인공인 클로이야 … 다시 시작하겠어. 내 이름은 맥. 이 책의 작가야.”

《맥 바네트/고정아 옮김-사자 사냥꾼 클로이의 끝없는 이야기》(다산기획,2015) 1, 2, 3, 16쪽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에서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을 그리는

 이 책의 주인공인

→ 이 책에서 주인공인

→ 이 책에 나오는

→ 이 책을 이끄는

 …



  보기글을 잘 보면, 맨 처음에는 “이 책을 쓰는 작가”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이 책의 작가”라고 합니다. ‘-을 쓰는’처럼 잘 적은 대목을 잊고, 그만 ‘-의’로 적고 말아요. 다른 대목에서도 “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이라 하면 될 텐데 ‘-의’를 넣어요. “이 책에서 주인공”이라 하면 될 텐데 그만 ‘-의’를 넣습니다. 어떤 말을 쓸 때에 알맞거나 즐거운지 제대로 바라보면서 느끼지 않는다면, 글이 뒤죽박죽이 되면서 말빛과 말넋이 사그라듭니다. 4348.2.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는 사람이야. 여기 이 사람은 애덤이야. 이 책을 그리는 사람이지. 이 꼬마 아가씨는 이 책에 나오는 클로이야 … 다시 하겠어.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지.”


‘작가(作家)’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쓰는 작가”라고 하면 겹말이니 “쓰는 사람”으로 바로잡습니다. “이 친구(親舊)”도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이 사람”으로 손볼 수 있고, “그리는 화가(畵家)”도 겹말이니 “그리는 사람”으로 바로잡습니다. “다시 시작(始作)하겠어”는 “다시 하겠어”로 손질하고, ‘주인공(主人公)’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나오는 사람’이나 ‘나오는’으로 손질해도 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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