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집으로 간다



  오늘 나는 집으로 간다. 엊저녁에 한참 생각에 잠겼다. 월요일 아침에 인천·일산 마실을 마치고 고흥집으로 바로 갈는지, 다른 고장을 거쳐서 돌아갈는지 가만히 헤아렸다. 다른 고장에 있는 다른 이웃을 얼마든지 만날 만하다. 아이들과 애써 먼 마실을 나왔으니 한번쯤 샛길을 거쳐서 가 볼까 싶은데, 오늘은 차분하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생각을 돌린다. 이곳저곳 두루 돌려는 마음이 컸으나 다음에 그리 하자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아쉽지만 곧 모든 곳을 아이들과 곁님을 이끌면서 찬찬히 돌아볼 수 있으리라 본다. 오늘은 이쯤에서 가볍게 마실을 마치자. 아침 여덟 시에 고양 백석에서 순천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탈 테니, 아침 일곱 시 무렵에 아이들을 깨워서 쉬를 누이고 가볍게 택시를 불러 버스역까지 가야지. 도시로 들어서는 길은 막히지만, 도시에서 빠져나가는 길은 술술 뚫릴 테지. 신나게 가자. 기쁘게 집으로 가자. 4348.2.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